|
민들레 사랑
김면수 詩
들풀로 핀 사랑은 바람이 온 줄도 모르고
바람 끝에서 꽃이 되었습니다
제 몸을 산산히 부수어 이루어 낸
영롱한 빛의 묶음들과 바람켠에 흔들리던 무수한 감정
사랑할 때와 헤어질 때를 알면서도
정작 우리는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
바람꽃으로 살다 어느 땅 꽃으로 피면
그래도 사랑만을 위해 살겠노라 다짐하면서
부족한 마음 추스려 하나까지 나는 사랑이겠습니다
바람 끝으로 말없이 뿌려지는 날
우리는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
꽃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
모든 걸 내어주고 남은 것 하나 없을 때
비로소 우리는 바람 끝에서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니까요
|